33호2003년 [시-채재순] 저녁 노을에게서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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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노을에게서 배우다
오늘 저녁
유난히 잘 익은 노을이
정처 있는 마음으로 살라 이릅니다
삼삼오오 정답게
집으로 돌아가는 새들을 비추이며
입술이 부르트도록
열정을 가져보라고
힘주어 무언의 말을 건넵니다
부지런히 집 짓는 거미들을 조명하며
스러지는 순간까지
생은 살만하다고 보여줍니다
무대 위에서 사라지는
제 자신을 가리키며
누구나 잠시 머물다
저렇게 저물어 가는 거라고
가르치는 저녁노을의 심정을
조금은 알 것도 같은 저녁입니다
오늘 저녁
유난히 잘 익은 노을이
정처 있는 마음으로 살라 이릅니다
삼삼오오 정답게
집으로 돌아가는 새들을 비추이며
입술이 부르트도록
열정을 가져보라고
힘주어 무언의 말을 건넵니다
부지런히 집 짓는 거미들을 조명하며
스러지는 순간까지
생은 살만하다고 보여줍니다
무대 위에서 사라지는
제 자신을 가리키며
누구나 잠시 머물다
저렇게 저물어 가는 거라고
가르치는 저녁노을의 심정을
조금은 알 것도 같은 저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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