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호2003년 [시-채재순] 다랭이논 끝에는 굴피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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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랭이논 끝에는 굴피집이 있다
돌고지, 수리, 가둔지
큰 개울 건너 늙은 소나무 사이로 삼바리
윗 삼바리 지나 한 모롱이 더 돌면 내현리
외나무다리 건너
다랭이논 저 끝에는 굴피집이 있다
물소리보다 떠들썩하게 들꽃들이 피어있는
굴피집 가는 길
논두렁에 앉아 모내기밥 얻어먹고 싶은,
산길, 논길에서 마주치는 눈길에
정이 드는 마을
마당이 꽉 차도록 멍석 깔고
개울가에 모닥불 놓고 떠들어대고 싶은 집
무쇠솥에 참나무 장작 때서 밥을 하고
텃밭 무 뽑아 생채 무쳐
고추장 한 종지에 자반 한 도막 구우면
고봉밥도 꿀꺽 먹어치울 굴피집 식사
굴피집 귀틀이 우는 소리에
새벽잠을 깨는 주인장,
다랭이논물에 굴피집이 곰삭은 모습으로
출렁이는 그곳엔
마음이 내는 길 따라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산 기운으로 버텨온 굴피집이 살고 있다
돌고지, 수리, 가둔지
큰 개울 건너 늙은 소나무 사이로 삼바리
윗 삼바리 지나 한 모롱이 더 돌면 내현리
외나무다리 건너
다랭이논 저 끝에는 굴피집이 있다
물소리보다 떠들썩하게 들꽃들이 피어있는
굴피집 가는 길
논두렁에 앉아 모내기밥 얻어먹고 싶은,
산길, 논길에서 마주치는 눈길에
정이 드는 마을
마당이 꽉 차도록 멍석 깔고
개울가에 모닥불 놓고 떠들어대고 싶은 집
무쇠솥에 참나무 장작 때서 밥을 하고
텃밭 무 뽑아 생채 무쳐
고추장 한 종지에 자반 한 도막 구우면
고봉밥도 꿀꺽 먹어치울 굴피집 식사
굴피집 귀틀이 우는 소리에
새벽잠을 깨는 주인장,
다랭이논물에 굴피집이 곰삭은 모습으로
출렁이는 그곳엔
마음이 내는 길 따라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산 기운으로 버텨온 굴피집이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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