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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호2003년 [시-장승진] 달래 마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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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568회 작성일 05-03-2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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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래 마늘


손바닥에 꾸둑살이 박힌 사람아
바람골 절벽위의 소나무처럼
엉덩이에 어깨에 빨래판 같은 굳은살을
감추고 다니던 사람아

슬픔을 아는 이가
슬픔에 빠진 이를 위로할 수 있다네
마음은 스스로를 가르쳐 현명해 진다네
그때 땀을 흘리며 너는 말했지
이젠 식어버린 몸으로 누워있는 너에게
영혼에 대해 정직하게 묻고 싶다
기억되는 것은 결국
몸일까 영혼일까

유리온실에서 수경재배로 자라
파나 부추처럼
무쳐먹을 수 있는 마늘이 나왔다네
채소처럼 먹는 마늘 달래마늘

밤새워 입다문 너와 다투다
돌아와 방바닥에 파김치된 몸을 누이고
뉴스를 들으며 생각하네

내 슬픔이 내 기쁨이
내 몸이 내 영혼이

누군가에게 양념이 될 수 있을까
떨어지는 모든 물방울이 둥근 것처럼
빛남이야 있건 없건
이 세상 나뭇잎에 잠시 머물다
떨어지는 나의 생도 둥글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