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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호2003년 [시-장승진] 불타는 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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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90회 작성일 05-03-28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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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춤


둥글다
혼자 매달려
쉬지 않고 움직이지만
발버둥치지 않는다
그 서늘하고 고요한 중심
나뭇잎 성채를 뚫고 모여든 햇살이

펼쳐놓은 작은 무대
그 위에
서는 순간
너는 운명처럼 불타오른다
여름 산을 오르는

뜨거워진 몸 식히는 땀방울처럼
삼복염천을 식히는 계곡들
그 가장 깊고 은밀한 곳
차고 맑은 샘물 가에
고여 흐르는 것을 거부하려는 듯
물봉숭아 꽃 대롱 끝에 올라
춤추는 이여

세상에서 가장 짧은
불타는
물방울의 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