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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호1998년 [동화-이갑희]파란 우산을 쓴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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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999회 작성일 05-03-25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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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일까? 저 곳일까? ------”
인수는 가물가물 거리는 기억을 더듬느라 애를 썼다.
이 골목 저 골목을 벌써 많이도 헤맸다. 발목이 시큰거리며 아파왔
다. 이마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혔다가 얼굴로 주르륵 흘러내렸다.
“아 - .”
인수는 피곤해지기 시작했다. 인수는 길가에 나딩굴고 있는 신문지
를 하나 주워 깔고 잠시 앉았다. 먼지가 풀썩풀썩 일어나는 길 위로
뜨거운 인수의 입김이 쏟아졌다. 그늘도 못 만드는 가로수 잎이 축
늘어져 있었다. 지독히도 더운 날이다.
“큰 일이네. ”
인수는 자꾸만 걱정이 되었다. 이제와서 생각해 보니 괜한 짓을 했
다 싶은 마음이 자꾸만 생겨나고 있었다. 친구들의 놀림을 받아가면
서 한 일이 이렇게 꼬일 줄은 몰랐다. 정말 자기가 바보같다는 생각
이 들었다.
“꾸르릉 꾸릉. ”
갑자기 천둥 소리가 났다. 더위에 못이긴 하늘이 심술을 부리기 시
작했다. 하늘은 금방 먹구름으로 깜깜해 졌다.
“후두득 후둑 ------ ”
빗방울 몇 개가 떨어졌다. 땅에서 연기가 피어오르 듯 폴폴 먼지가
일었다.
인수가 화들짝 놀라 일어났다. 깔고 앉은 신문지도 따라 올라오다
빗방울을 맞고 맥없이 도로 땅에 비실비실 엎어졌다.
번쩍하니 번개가 어두운 하늘을 가로 지르며 빛났다.
“꽈르르릉 꽈쾅!”
천둥이 무섭게 쳤다. 그러자마자 골목길이 뽀얘지면서 빗줄기가 사
정없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 쏴 - 아 -----”
굵다란 빗줄기가 인수의 머리 위로 마구 떨어졌다. 마른 땅은 금방
축축해지더니 먼지가 사라지고 말았다.
“이럴수가, 다 젖고 말겠구나.”
인수는 황당한 느낌에 빠졌다. 하지만 멍하니 비를 맞을 수는 없었
다. 두리번거리며 비를 피할 곳을 찾았다. 그러나 눈 앞에 보이는 골
목길은 절벽만큼이나 높은 담벼락만 이어질뿐 어느 곳에도 인수가
비를 피해 서 있을 곳은 없었다. 인수는 하늘을 바라보다 작은 손바
닥을 머리에 갖다댔다. 쓸데없는 일인줄 알지만 어쩔수 없었다..
바로 그 때였다. 인수의 눈이 갑자기 커다래졌다. 골목길 저 편에서
파란 색 우산 하나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인수는 발을 동동 구르며
파란 우산이 자기의 앞으로 어서 빨리 다가오길 기다렸다. 파란 우산
은 세차게 쏟아지는 빗 속에서 여유를 부리는 듯이 다가오고 있었다.
우산 쥔 주인의 걸음에 맞춰 파란 우산은 까닥까닥 위 아래로 박자에
맞게 움직이고 있었다.
인수가 발을 동동 구를수록 파란 우산은 거북이 걸음처럼 더딘 걸
음으로 다가 오고 있었다.
뽀얀 골목길에 까닥까닥 춤추는 듯 걸어 오는 파란 우산은 인수에
게는 마치 환상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우아, 살았다. ”
인수는 주저하지 않고 파란 우산 속으로 뛰어 들었다.

“어! 넌 뭐야.”
파란우산 속에서 소년의 목소리가 들려나왔다.
“허락도 안 받고 남의 우산에 뛰어 들다니.”
파란 우산 속 소년이 아주 불쾌한 표정으로 인수를 나무랐다.
“미 미안해. 너무 비가 ------”
인수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소년의 입에서는 듣기에 민망한 말이
튀어 나왔다.
“임마. 장마철에 우산 안 갖고 다니는 병신이 어딨어.”
“임마? 병신?”
인수는 느닷없이 상스런 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팍 잡쳐왔다.
“비 올 때 우산 좀 같이 쓰면 안돼니?”
인수는 자기도 모르게 퉁명스럽게 말했다.
소년은 갑자기 소리를 빽 질렀다.
“저리 비켜. 벌써 내 옷도 다 젖었잖아.”
소년은 우산을 홱 젖히더니 도망가듯 달아나버렸다. 인수는 어이
가없어 우두커니 서서 달아나는 소년의 두 다리와 가뿐 숨을 헐떡거
리는 듯한 파란우산의 흔들림을 보고 있었다. 빗줄기는 더욱 굵어지
더니 인수의 몸 위로 사정없이 떨어지고 있었다.
어제의 일이었다. 현장학습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을 탔
다. 오랜만에 지하철을 타니 기분이 좋았다. 인수는 친구들과 함께
지하철의 시원함을 느끼며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
다가 인수는 자기도 모르게 앞을 쳐다보았다. 마주보이는 빈 앞자리
엔 어느새 예쁜 소녀가 앉아 있었다.
하얀 얼굴에 검고 큰 눈이 예뻤다. 눈을 깜박거릴 때 마다 살짝 덮
히는 긴 속눈썹도 예뻤다. 굳게 다문 입 옆에 작은 점도 예뻤다. 그

러나 금방이라도 깔깔거리고 웃을 때 활짝 펴질 것만 같은 밝으스레
한 양볼이 더욱 예뻤다.
소녀는 단정하게 앉아 있었다. 소녀의 한 손에는 커다란 화판이 쥐
어있었고 다른 한 손에는 커다란 가방 하나를 꼭 쥐고 있었다. 소녀
는 조용히 눈을 아래로 깔고 바닥만 내려다 보고 있었다. 인수네들이
조금은 떠들석해도 전혀 눈길을 주지않았다. 잠시 허리를 펴고 얼굴
을 들었을 때도 소녀는 인수네를 바라보지 않았다.
조용히 눈을 감고 있을 뿐이었다.
지하철 마지막 역까지 왔을 때까지 소녀는 내리지 않았다.
“ 이번 역은 5호선 마지막 역인 상일동 역입니다. 잊으신 물건없이
안녕히 가십시오.”
마지막 역에 지하철 열차가 천천히 서려고 하자 그동안 꼼짝도 않
하던 몸을 소녀는 천천히 일으켰다. 아직 덜 정차한 열차의 속도가
소녀를 약간 비틀거리게 했다.
사람들이 열차의 문 앞으로 모여들다가 문이 열리자 급한 일이 있
기나 한 듯 우루루 몰려 나왔다. 인수는 친구들과 아직도 다 못한 장
난을 하며 낄낄대다가 제일 늦게 내렸다.
풀랫홈으로 걸어가는 사람들에 가려 소녀의 모습이 잠시 보이질
않았다. 인수는 친구들과 여전히 장난을 치며 잠시 정신을 딴 곳에
팔고 있었다. 어느새 풀랫홈을 가득메운 사람들의 모습이 물길빠진
것 처럼 계단으로 모두 사라져 버렸다.
“앗! 저럴수가.”
인수는 깜짝 놀랐다. 잠시 잊었던 소녀의 모습이 다시 눈에 들어왔
다. 사람들이 밀려간 썰렁한 보도 위로 소녀는 무거운 짐에 다리를
절면서 힘겹게 뒤쳐저 걷고 있는 것이 아닌가.
소녀는 이제 막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가방이 질질끌려가고 화판

이 계단 모서리에 이리저리 부딪혀 제 멋대로 움직였다. 그러나 무엇
보다 안타까운 것은 힘겹게 혼자 계단을 오르는 소녀의 모습이었다.
소녀는 몇 계단을 오르다 쉬고 오르다 쉬기를 반복하면서 이마에 흘
러내린 머리카락을 훔치고 있었다.
인수가 달려갔다. 어디서 그런 용기와 힘이 솟아났는지 인수는 미
처 느끼지도 못했다.
소녀에게 다가간 인수는 먼저 소녀의 얼굴을 보았다. 조금전 까지
이마에 곱게 덮혀 있던 머리카락 사이로 땀방울이 송송 맺힌 것이 보
였다.
“야! 인수야.”
친구들이 부르는 소리를 들으며 인수는 소녀의 화판과 가방을 집
어 들었다. 소녀가 깜짝 놀라며 인수를 바라보았다. 커다란 눈이 더
커졌다. 무척 당황하였는지 입술을 꼭 물고 있었다.
“와, 인수 봐.”
“인수가 갑자기 왜 저래? ”
친구들이 처음엔 놀랐다가 인수가 소녀를 돕는 모습이란 것을 알자
마구 놀려대기 시작했다.
“으아. 별일!”
“쟤 인수 맞아?”
인수는 친구들의 소리를 못 들은 척하며 소녀의 짐을 쥐고 계단을
말없이 올랐다. 긴장하고 겁 먹던 소녀가 방긋 웃기 시작했다. 그러
나 금방 창백한 얼굴이 되어 휘청거리고 있었다.
“집이 어디니?”
인수는 자기도 모르게 소녀의 집을 묻고선 깜짝 놀랐다. 소녀는 매
우 피곤한 얼굴을 하며 힘없이 웃기만 했다.
“ 야, 김인수. 너 정말 그래도 되는 거야?”

“웃기는 녀석이다. 첨 보는 여자 애한테 뿅 갔구나.”
친구들이 야단이었다. 정말 웃기는 녀석이라고 난리가 났다. 하지
만 인수는 소녀의 짐을 들고 소녀를 묵묵히 따라 계단을 올라갔다.
간혹가다 소녀는 약한 다리에 힘을 싣지 못해 기우뚱거렸다. 인수는
그 때마다 소녀의 팔목을 잡아주었다.
소녀의 다리 한 쪽은 매우 가늘었다. 그런데 왜 크라찌를 가지고 다
니지 않고 이 험난한 지하철 계단을 혼자 다니고 있는지 정말 모를
일이라고 인수는 생각했다. 지하철 계단을 나왔다. 소녀는 얼굴이 발
그레하였다. 인수에게 고마운 마음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이제 건널목 앞에 섰다. 인수는 아예 나선 김에 소녀의 집까지 바래
다 주기로 생각했다. 좀 쑥스러운 일이지만 그럴수 밖에 없다는 생각
이 들었다.
인수가 소녀와 건널목을 건널 때 놀리던 친구들이 이젠 화가나는
지 마구 조롱 섞인 말을 하며 인수를 놀려댔다. 사람들이 힐끗 쳐다
보고 있었다. 인수는 얼굴에 밖히는 사람들의 시선에 따가움을 느꼈
다.
“자식들! 실천없는 배움은 쓸모없다는 걸 귀아프게 들으면서도--”
인수는 용기를 내어 소녀의 집까지 짐을 들어주었다.
“고마워, 오빠.”
그 동안 아무말도 안하던 소녀가 자기네 집이라고 가리키는 곳에
오자 입을 열었다.
소녀의 집엔 아무도 없었다. 인수는 소녀가 배시시 웃는 웃음을 소
녀의 집 대문 앞에 두고 뒤돌아 섰다.
“오빠, 고마워요.”
저 만치 가는데 소녀의 목소리가 뒤쫓아 왔다.
“잘있어.”

인수는 채 뒤도 돌아보지 않고 대답해 주었다. 괜히 얼굴이 빨개졌
다.
다음 날 학교에서 선생님이
“반장, 어제 현장학습 때 쓴 원고 모두 거둬라.”
하고 말씀을 하실 때 인수는 어제 큰 실수를 한 것을 깨달았다. 원고
지가 사라진 곳은 오직 한 곳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녀의 화판 속이다.’
인수는 내일 꼭 가져 오겠다는 기죽는 소리를 선생님에게 하면서
망신을 당했다. 어제 놀려대던 친구들이 인수보고 정신나간 녀석이
라고 쑥덕대었다.
“정말 남을 돕는 일이 간단한 건 아니군.”
인수는 씁쓸히 침을 삼켰다.
하교하자 인수는 잘 기억이 나지않는 어제 소녀의 집을 찾아 나섰
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소녀의 집을 알 수가 없었다. 무심히 보아둔
소녀의 집도 문제지만 그 골목에는 똑같이 지은 집들이 길게 뻗어 있
었기 때문이다.
“이름이라도 알아둘걸. 아니야 문패라고 봐 둘걸.”
아무리 후회를 해도 이젠 소용없는 일이다. 그런데다가 날씨 예보
에서 올 들어 가장 더운 날이라고 했었다.
정말 더웠다. 인수는 땀으로 옷이 다 젖어들었다. 하지만 엎친데 덮
친 격으로 천둥 번개 치는 소나기를 만난 것이다. 그리고 파란우산을
쓴 소년도 만났고.
소녀의 집을 겨우 찾았을 땐, 인수의 모습은 물에 빠진 생쥐보다 더
형편 없었다. 초인종을 누르고 이내 들려오는 목소리
“누구세요?”
소녀의 목소리였다. 인수는 너무나 반가워 침을 꿀꺽 삼키다가 금

방 말을 하지 못했다.
“누구세요?”
“나 난데. 아니 어제 지하철-- ”
그러자 딸칵 인터폰이 꺼졌다. 인수는 순간 허무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그런 생각도 한 순간이었다. 소녀가 아주 반갑게 뛰어나왔고
그 뒤를 이어 소녀의 엄마 같으신 분이 뛰어 나왔다. 소녀의 엄마는
얼른 인수를 방으로 안내하였다. 그리고 수건을 가져다가 흠뻑 젖은
인수를 닦아 주었다.
“얼마나 고마운지 말로 다 할 수가 없구나.”
소녀의 엄마는 인수를 닦아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두 눈에 눈물까지 그렁그렁 담고 계셨다.
“얘 보고 뭐라 그랬다. 누군지 이름이라도 알아두지 않았다고.”
소녀의 엄마가 소녀에게 살짝 눈을 흘켰다. 소녀는 환히 웃으며
“그래도 오늘 쯤 원고를 가지러 올 줄 알았잖아요.”
하고 말했다.
“원 원고가 있는 것 맞아?”
인수는 현장학습 원고지가 있다는 말에 소리를 크게 질렀다. 소녀
의 엄마가 깜짝 놀라셨다. 인수는 미안해 머리를 숙였다.
소녀의 엄마는 더 않되겠다고 생각했던지 다른 옷을 가지고 와서
갈아입으라고 했다. 인수는 안 입겠다고 거절했다. 잘모르는 집에서
남의 옷을 갈아입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소녀의
엄마는 다 젖었는데 그럼 어떻하냐고 갈아 입으라고 했다. 인수는 난
생 처음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정말 미치겠군. 이렇게 일이 꼬여선 다신 좋은 일 못하겠다.”
인수가 갈아입은 옷은 인수에게 딱 맞았다.
소녀네 방 거실은 온화하였으며 어디선가 백합 향기가 은은히 풍겨

오고 있었다. 조금은 침착해진 인수는 그리 넓지는 않으나 그림 몇
점이 벽에 걸려 있고 물건들이 잘 정돈된 소녀의 집 방안을 무척 포
근하게 느끼게 되었다.
인수는 미술 대회 나간 딸을 데리러 운전하며 갔던 소녀의 엄마 자
동차가 길 위에서 고장나는 바람에 꼼짝없이 일을 그르치고 말았다
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소녀는 오지 않는 엄마를 기다리다가 지하철을 타게 된 것도.
“젖은 옷은 내가 빨래하여 말려 놓을 테니 걱정 말아. 오늘 우리집
엔 반갑고 고마운 손님이 왔으니 내가 특별히 맛있는 저녁을 만들어
줄께.”
소녀의 엄마가 음식을 만드는 동안 소녀는 피아노를 쳤다. 어릴 때
소아마비에 걸려 절룩거리는 소녀답지 않게 피아노에서는 신나고 경
쾌한 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소녀의 이름은 수란이라고 했다.
인수는 수란이와 함께 노래를 불렀다. 인수의 음정이 점점 커지더
니 어느새 방안이 울리도록 소리 높혀 노래 불렀다. 수란이의 목소
리도 인수만큼이나 점점 자라고 있었다.
“온 천하 만물은 그림책 같으니
그 고운 그림 보아서 그 이름 알아요.
어여쁜 화초 밭 비오다 개이면
하늘에 뻗힌 무지개 참 아름다워요.”
정말 수란이의 모습은 행복해 보였다. 인수는 수란이 같이 맑고 깨
끗한 눈을 본 적이 없었다. 문득 인수는 갖고 싶었던 여동생을 얻은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혔다.
그 때, 덜컹 문이 열리며 소년 하나가 들어왔다.
“앗, 너는 파란 우산”

인수는 너무나 놀랐다. 그렇다. 파란 우산을 쓴 소년은 수란이의 오
빠였다.갑자기 벌어진 상황에 둘은 처음엔 놀라다가 차차 서로를 노
려보았다. 파란우산의 소년이 먼저 슬그머니 눈 길을 아래로 떨구었
다.
창밖으론 어느새 비가 그치고, 기울어 가는 해님이 만든 불타는 노
을이 방안을 비추고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인수는 일어났다.
“인수야, 미안해. 내 동생을 도와준 것도 모르고.”
파란우산의 소년이 말했다. 인수는 조용히 웃었다.
인수가 대문을 나설 때 수란이가 현장학습 원고를 살그머니 손에
쥐어 주었다.
“오빠 고마워. 잘 가.”
수란이의 또르르 굴러 갈 듯한 또랑한 목소리가 아직도 인수의 귀
에 묻어 맴돌았다.
그러나 인수 마음엔 커다란 자국이 남았다.
“댓가를 바라지 않고 베푸는 그런 사랑만이 진실로 가치가 있는게
아닐까?”
하시며 조용히 타이르시던 수란이 엄마의 말씀이 그것이고, 또 고개
를 떨구며 눈물 보이던 파란우산을 쓴 소년의 모습이 그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