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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


환경이 썩어도
자고나면
땅값이 뛰어 서민 울리는
이 나라에서

오늘 하루 나의 경솔한 발언이
초가지붕 위에 하얀 박꽃 한 송이
피우지 못하면서

침몰하는 도시를 버틸 수 있는
완강한 힘의 갱목이 되지 못하면서
이 나라 가련한 혈육인 나는
내 순수에 점화하는 일에 실패다

장엄한 해원을 헤매고 돌아와
산번지 마을을 기웃거리다가
반쪽만의 소유인 유년의 책상 물림으로

3시간을 못 가는 나의 회개
그래서 밤마다 예수님은
옥상에서 외롭게 화형을 당한다

바로 그 지붕 밑에서
오늘도 낄낄 거리면서
원죄의 씨앗을 뿌리노라
하루 해가 짧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