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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호2003년 [시-이화국] 작은 바람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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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632회 작성일 05-03-28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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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바람 되어라


세상은
극장 파한 시간처럼 왁자하다

푸른 연대기에 내 이름 없으니
비 맞은 모시옷의 자존심인데

약지 위에 원석만을 자랑하는 여자가
이사도 안가고 이웃에 살면서

심심하면 가난한 시인을
긁으려 든다

시인아, 너는
기뻐도 슬플 때도 눈물로만 말하라

소나무 잎은 바람을 찔러도
바람은 상처나지 않으니 바람이 되라

먼 바다 파도 세면
바닷가 마을 떼과부 나는데

큰 바람 말고
그저 작은 바람이나 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