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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호2003년 [시-이화국] 강물에 짐 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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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720회 작성일 05-03-2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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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에 짐 부리다


강물이 입 크게 벌리고 있다
입술이 너울댄다
오라 어서 오라 손짓한다
외롭지 않을 그 동행
천리도 만리도 멀지 않으리
쉬이 흘러서 가리

천지간에 이름 없는 한 사람이
없어진들 지구가 설까보냐
시계 바퀴 헛돌꺼나
목숨 하나 보듬던 일
두 손의 힘도 다 빠지고
지난 밤 험하던 비바람에
푯대도 누워있다

에라 풍덩!
심청이가 못되니 부끄러워
증거인멸이다
어차피 한 눈금도 새기지 못한 인생에서
욕심은 금물인데
살고 싶은 욕심도 욕심이다
날 부르는 저 강물에 몇 번이고
그 욕심 짐덩어리 나를 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