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호2003년 [시-이충희] 한 생각에 이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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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생각에 이르러
이른 새벽 대중목욕탕
비구니 스님 한 분
고요히 눈감고 가부좌로 계시네
나도 몸을 담군다
물살로 건너온 청정 산내 스미는 듯
이내 이쪽도 고요롭다
조심스리 등을 밀어드렸더니
한사코 마다는 내 등을 밀어주신다
스님 제 겉때 말고 속때 좀 밀어주셔요
전생에 업장이 너무 깊어서 했더니
알고 있으면 반은 벗긴 셈이라시며
물안개로 답하시네
그런가 반은 벗긴 셈이라고 반은
그 반의 무게가 다른 이의
온전한 무게보다 더할는지 모르지
그 생각에 이르러
속절없이 갇혔네
이른 새벽 대중목욕탕
비구니 스님 한 분
고요히 눈감고 가부좌로 계시네
나도 몸을 담군다
물살로 건너온 청정 산내 스미는 듯
이내 이쪽도 고요롭다
조심스리 등을 밀어드렸더니
한사코 마다는 내 등을 밀어주신다
스님 제 겉때 말고 속때 좀 밀어주셔요
전생에 업장이 너무 깊어서 했더니
알고 있으면 반은 벗긴 셈이라시며
물안개로 답하시네
그런가 반은 벗긴 셈이라고 반은
그 반의 무게가 다른 이의
온전한 무게보다 더할는지 모르지
그 생각에 이르러
속절없이 갇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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