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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호2003년 [시-박명자] 초당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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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889회 작성일 05-03-2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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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당 소나무


아침 산책길에 초당 소나무 그늘에 발이 머물어
굳어진 나무의 아픈 시간을 옷깃 여미고 잠시 건너다보네

초당마을 수호신으로 역사의 구비 구비 험한 길 걸어온 소나무
일제치하 36년을 지나 또 6.25 동란을 허위단심 건너오며
구비 구비 옛님들의 눈물이 굳어져
옹이가 되었을 초당의 내력을 조용히 짚어보네

우리네 땅 흰옷 입은 님들의 소화되지 않은 가슴의 말씀
되색이며 굽어진 역사의 오솔길 발부리마다 한숨의 앙금
천근무게로 천천히 가라앉아 굳어진 옹이 옹이.....

지난 푸르른날 별에게 띄우던 노래
세월의 모퉁이에서 끝내는 뽑아 던질 수조차 없이 손마디마다
얼음 박히던 일...

오늘 초당 소나무 그늘에 혼자 서서
우리네 가신 님들의 한의 소리를

소나무 등걸에 가만히 귀대이고 들어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