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호2000년 [시-채재순] 살구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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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나무
분교 운동장가에 커다란 벚나무,
그 곁에 서 있는 살구나무
큰 나무 돋보이게 하려면
살구나무를 옮겨야 한다느니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야기 속에서
뒤숭숭한 살구나무 한 그루
꽃도 비슷하여
벚꽃이 피었다고만 하는 사람들
그늘의 삼분의 일쯤은
엄연히 살구나무가 드리우지만
벚나무 그늘이 좋다고들 하네
주연과 조연의 삶을 생각한다
아무도 눈여겨 보지 않아도
제 삶을 확확 터뜨리는
저 열중,
어느 생도 탐내지 않는 정신이
익어간다
벚나무보다 더 굵은 마음으로
불을 밝히고 있는 살구,
그 나무가 온통 뜨겁다
누구의 생이든
자신이 세상의 중심인 법이다.
분교 운동장가에 커다란 벚나무,
그 곁에 서 있는 살구나무
큰 나무 돋보이게 하려면
살구나무를 옮겨야 한다느니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야기 속에서
뒤숭숭한 살구나무 한 그루
꽃도 비슷하여
벚꽃이 피었다고만 하는 사람들
그늘의 삼분의 일쯤은
엄연히 살구나무가 드리우지만
벚나무 그늘이 좋다고들 하네
주연과 조연의 삶을 생각한다
아무도 눈여겨 보지 않아도
제 삶을 확확 터뜨리는
저 열중,
어느 생도 탐내지 않는 정신이
익어간다
벚나무보다 더 굵은 마음으로
불을 밝히고 있는 살구,
그 나무가 온통 뜨겁다
누구의 생이든
자신이 세상의 중심인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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