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호2000년 [시-지영희] 또 다른 괴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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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괴로움
인간이 되고 싶었다
너무 착해 너줄하게 보이던 너주리 경애가
이사간다고 찾아온 날 밤
들어오라는 말도 하지 못하고 어둠 속에 되돌려 보낸
그 밤을 기억해낸 이후
줄곧 난 인간이 되고 싶었다
시를 그리워하며
시인이 되는 것도 인간이 되는 길이라 여겼다
그러나
너주리 전화 번호가 주머니 속에 만져지는 이 밤
어둠 한 점도 밝히지 못할
시에만 매달려 있다
시야, 나를 놓아라
내가 시 되겠다
인간이 되고 싶었다
너무 착해 너줄하게 보이던 너주리 경애가
이사간다고 찾아온 날 밤
들어오라는 말도 하지 못하고 어둠 속에 되돌려 보낸
그 밤을 기억해낸 이후
줄곧 난 인간이 되고 싶었다
시를 그리워하며
시인이 되는 것도 인간이 되는 길이라 여겼다
그러나
너주리 전화 번호가 주머니 속에 만져지는 이 밤
어둠 한 점도 밝히지 못할
시에만 매달려 있다
시야, 나를 놓아라
내가 시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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