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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벚나무


양양 현서 분교장엔
왕벚나무 한 그루 살고 있다.
재물 대장엔 이천만 원이라 하지만
운동장 만한 시원한 그늘을 품고
눈 같은 꽃잎을 쏟아내며
버찌 같은 아이들 소복이 쥐었다 놓았다 하다가
방학인 요즘엔
관사에 살고 있는 시인 부부를 풀어놓았다
어우러지는 소주잔에
예사롭지 않게 알싸한 상추쌈

아스팔트 먼지
바퀴에 잔뜩 묻혀 들이대어도
취하도록
세상 사람 아닌 양 취하도록
쥐었다 놓았다 껍질 벗기는
왕벚나무
살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