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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호2000년 [시-장승진] 평창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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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690회 작성일 05-04-0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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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가는 길


장학사되어 나는 떠나네
이십년 교탁과 분필을 학생들 이름을
남들이 부러워하는 꽃(?)이되어
팔십 노모의 눈물 전송을 밟으며
영광과 오욕의 길로 떠나려하네
아빠와 농구를 하고 싶다는 중학생 아들
가족이 함께 모여 사니 좋다던
몇 달전 아내의 속삭임도 귀 막고
동료들 축하 환송을 바라보며
새 기차를 타려하네

길은 안개 속 비는 내리는데
교직의 첫 꿈을 주머니속에 만지작거리며
철없이 지껄이던 정의와 사랑도 되씹으며
붐비는 플랫폼에 혼자 서 있네
요즘 아이들에겐 고독과 고난의 체험이 필요하다고
섣불리 주장했던 어리석은 만용이
새삼 떠올라 가슴을 때리는데
잘못된 기차를 타는건지
잘못된 표를 쥐고 있는 건 아닌지
재촉하는 기적소리에 나는 나를 잃어버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