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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호1998년 [시-채재순]그곳은 한때 아카시아꽃 핀 언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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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58회 작성일 05-03-25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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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꿉놀이 시절과
그 환하게 아픈 사춘기를
건너가게 해준 번지
지금은
시멘트 벽돌이 산을 이뤄
스산한 바람 머무네
얼마나 많은 언덕과
산을 허물어야 농공단지가 된다는 건지
포크레인이 쉴새없이 언덕을 지운다

그곳은 한때 아카시아 우거진
언덕이었다
망설임과 두근거림, 기다림이
하얀 꽃송이 벙글게 하던
그 언덕

이 땅 어딘가에 있는
또다른 언덕을 찾아 떠날 것이다
마음의 돌덩이를 부려놓을 곳,
따뜻하게 비빌 언덕을 찾아
끊임없이 서성대는게
삶이라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