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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호2000년 [시-장승진] 이상한 말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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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98회 작성일 05-04-0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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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말의 나라


군대생활 하던 한 때
난 이상한 욕설의 나라에 살았었지
모든 대화가 욕으로 시작해서 욕으로 끝나는
욕설로 해가 뜨고 지는
야릇한 쾌감과 모멸감이 교차하는
무차별한 배설의 나라에 살았었지

난 보았네
말이 쓰레기가 되면
어떤 냄새가 나는지
어떻게 색깔이 변하고 쌓이는지
플라스틱처럼 썩지 않는 것도 있어
어떻게 사방을 찌르며 다니는지

뱉아 버리고 토해 버려야만
지탱되는 외롭고 허약한 영혼들
신비롭고 무서운 입들을 보았네
갈기갈기 찢겨 펄럭이며 날아다니는
말들의 세상

비워지는 건지 채워지는 건지
경계가 불분명한 신비의 나라
세상 전화기마다 착 들러붙어
떨어지지 못하는 사람들
혼자서 웅얼웅얼
웃기도 울기도 하는
아! 이상한 말의 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