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뫼 호수별 보기

30호2000년 [시-이화국] 무릎 걸음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623회 작성일 05-04-01 11:43

본문

무릎 걸음


공부 잘 해
무릎 꿇어 벌 선 일 없다
이제금 삶이 꼿꼿한 내 허리를 꺾어
행복의 떡판 앞에 무릎 꿇린다
꿇은 걸까?
어쩌다 재수없이 남의 발에 걸려
넘어진 자리에서
지금 일어서는 중의 자세 아닐까?

무릎 까져 피 흐르고
눈 앞에서 끊어진 길
어디 만큼 왔니?
댕댕 멀었다

무릎 걸음
선 걸음도 뜀박질도 아니지만
누워버린 항복 또한 아니다
걷는 것이다 다만 무릎일 뿐
로마, 스페인의 사원(寺院) 광장 그 계단을
죄사함 위해 기도로 기도로 오르던
십오 세기(世紀) 믿음의 그들처럼
회개하며 나도 오르는 중
이 계단 다 오르면 나도
양심선언 크게 해보일 테다
내 죄 다 사해질 그 때 까지
피 흘려 무릎 걸음
병신 춤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