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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호2001년 [동회-이희갑]사물의 구조 분석(논리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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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769회 작성일 05-04-0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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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잘 들리나요?
1.
“여보세요, 여보세요.”
“네, 네 여보세요.”
경아와 훈이가 마주 보고 전화 놀이를 해요.
종이컵을 실로 연결한 실전화여요.
경아아빠가 만들어 주었어요.
2.
종이컵 속에서 목소리가
들리는게 참 신기해요.
“야, 정말 들린다! 경아야, 들려!”
훈이가 소리쳤어요.
“나도 들려!”
경아도 소리쳤어요.
3.
“그런데 좀 더 크게 들렸으면 좋겠다.”
“그럼 가까이 가면 되지.”
훈이는 한 걸음 앞으로 걸어갔어요.
경아도 한 걸음 앞으로 걸어갔어요.
“어? 이상하다!”
종이컵 속에 울려 퍼지던 목소리가
금방 사라지고 말았어요.
4
“소리가 안들려!”
훈이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섰어요.
경아도 한 걸음 뒤로 물러섰어요.
“어, 들린다 들려.”

종이컵 속에는 잠시 사라졌던
훈이와 경아 목소리가
어느새 들어와 있었어요.
5.
가까이 가면 소리가 안 들린다.
뒤로 물러나면 소리가 들린다.
왜 그럴까? 왜?
경아와 훈이는 이유를 몰라
서로 바라보고 눈만 끔벅거렸어요.
6.
이 때 훈이 아빠가 다가왔어요.
“너희들 왜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하니?”
“전화기에서 소리가 났다 안났다 하잖아요.”
훈이가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어요.
7.
훈이아빠는 활짝 웃으며 말했어요.
“실전화기의 실을 팽팽하게 해봐.”
훈이와 경아는 뒤로 물러서
실을 팽팽하게 했어요.
“서로 전화해 봐.”
“아, 잘들린다.”
“그래, 아까 보다 훨씬 잘 들려.”
훈이와 경아의 표정이 밝아졌어요.
8.
“잘 들릴 때 실에 손가락을 살짝 대어 봐.”
훈이아빠가 말했어요.
“어? 실이 떨리고 있어.”
“그래 나도 실이 떨려.”
훈이와 경아는 이상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렸어요.
9.
“그렇구나!”
갑자기 경아가 소리치는 바람에
훈이가 깜짝 놀랐어요.
“실이 팽팽하니까 잘 들렸어.
잘 들릴 땐 실이 떨렸어.”
“서로 다가 갔을 땐 잘 안들렸어.
잘 안들릴 땐 실이 늘어졌었어.”
훈이도 맞장구를 쳤어요.
10.
“맞았어. 너희들 잠깐만 기다려.”
훈이아빠는 집으로 뛰어가더니
북을 들고 달려 왔어요.
“두둥둥둥, 두둥둥둥.”
훈이아빠가 북을 요란히 쳤어요.
그리고 북 위에 손을 얹어보라고 했어요.
11.
“으앳!”
북 위에 손을 얹은 훈이가 놀랐어요.
아주 강하게 손이 떨렸거든요.
경아도 손을 얼른 잡아당겼어요.
훈이아빠는 색종이 조각을 북 위에 뿌렸어요.
색종이들은 북 위에서 마구 춤을 추었어요.
12.
훈이아빠는 박자를 맞추며 북을 쳤어요.
“소리가 나는 곳에는 떨림이 있지요.
목소리, 매미소리, 종소리, 자동차 소리
배행기 소리, 뱃고동 소리, 음악소리.

모두모두 떨림이 있어서 소리가 나지요.”
13.
경아와 훈이는 다시 전화놀이를 해요.
전화실을 떨며 전해진 목소리가
또렷이 들렸어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나는훈이야, 아주 잘 들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