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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호2001년 [시-최재순]갈천 그림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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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588회 작성일 05-04-04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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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계 꽃밭에 금낭화들이
봄볕에 달구어져 있다
주말 그림 학교 아이들 기다리느라
두근거리며 부푼 제비꽃,
돌 틈에서 우두커니 앉아있던
바위채송화까지도
서로를 호명하고,
모처럼 왁자지껄해진 운동장 내려다보며
살아있는 것들의 목소리를 깊게 품어간다
아이들 달음박질로
비로소 활짝 피어나는 학교가 있다
이곳에 오면 야생이 되는 아이들
풀꽃 그리며 그들의 쬐그만 생이
꿈틀거린다
꽃피우고자 하는 마음들로
꽃사태 지고 있는 만삭의 학교
산 그림자 슬며시 내려와 이마에 맺힌
땀방울 식혀준다
그리고 싶은 하루를 완성한 후
싱싱해져 돌아가는 아이들
그 뒤에도 오래오래 눈부신 갈천 그림 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