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뫼 호수별 보기

31호2001년 [시-최재순]저녁 산책2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530회 작성일 05-04-04 11:07

본문

이 곳에 오니
혼자의 시간이 고여옵니다
달려가는 것만이 최선이었던 그 곳은
늘 숨가빴지요
아직은 앙상한 가지 사이로
계곡 물이 또렷이 보이는군요
하루가 다르게 푸르러 갈 산들,
자기들의 개성을 피워낼 꽃들
하루 사이에 새순이
올라와 있습니다
열심히 살았다는 징표지요
빨리빨리로 초조해지는 도시를 떠나,
금방 쓰러질 듯한 위기의 나날들을 벗어나
가파른 임도를 배경으로
넘어가는 해를 바라봅니다
후회 없이 살았음을 보여주는
책장 한 장 넘기며
뒷짐지고 돌아오는 길,
바람이 등을 토닥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