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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호2001년 [시-최재순]저녁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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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562회 작성일 05-04-04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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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 사이로 걸어갑니다
저녁 해와 마주보며
아침, 저녁이 다르게 짙어 가는 잎새들과
산을 오르지요
꽃 이름, 나무이름 부르며
작은 폭포 앞에서 잠시 숨을 고릅니다
둥지 찾아드는 산새들,
어두워 가는 산길에
꽃 등 환히 켜들고 있는 조팝나무 꽃,
온 몸에 혹을 달고 있는 소나무도
보이네요
종양덩이를 안고 사는 삶이지요
아프지 않는 생이 어디 있겠냐고
중얼거리며 걸어갑니다
서서히 시들어 가는 가지가
남의 일 같지 않아
자꾸 뒤돌아보면서,
산이 펼쳐놓은 책을
읽다가 돌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