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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호2001년 [시-최숙자]침대 시트를 태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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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56회 작성일 05-04-04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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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절 편안함을 뒹굴던
낡은 침대 시트

곱던 꽃무늬 세월에 닳아
빛 부신 해탈
마당 귀퉁이에 낙엽을 모아
한점 불을 놓는다

타오르는 아름다운 불길

내 몸도 불사르면
저렇게 고운 불꽃 피울 수 있을까

숨겨 주고 묻어 주던
이 살 태우고 나면
한 줌 재로 내 영혼 덮어줄 수 있을까

불꽃은 점점 하늘 가까이 오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