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호2000년 [시-박명자] 사람 같은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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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같은 나무
도회근교 가발공장에서 걸어나오는
사람 같은 나무
휴대폰을 들었다
나무는 그 즈음 뜨는 햇살을 가지마다 받아
반짝 반짝 빛을 되쏘이고 있다
컨베이어에서 부서지는 소음 또한
가지에 걸려 펄럭인다.
나무는 어느새 가발을 쓰고
목마른 듯 계속 무엇인가 찾고 있다
담뱃가게가 있는 골목길을 선듯 돌아
나가는 나무
오늘 따라 수척해 보이는 어깨가
공동묘지 같은 미궁 속으로 조그맣게 사라진다.
도회근교 가발공장에서 걸어나오는
사람 같은 나무
휴대폰을 들었다
나무는 그 즈음 뜨는 햇살을 가지마다 받아
반짝 반짝 빛을 되쏘이고 있다
컨베이어에서 부서지는 소음 또한
가지에 걸려 펄럭인다.
나무는 어느새 가발을 쓰고
목마른 듯 계속 무엇인가 찾고 있다
담뱃가게가 있는 골목길을 선듯 돌아
나가는 나무
오늘 따라 수척해 보이는 어깨가
공동묘지 같은 미궁 속으로 조그맣게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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