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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호2001년 [시-장승진]정선 카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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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766회 작성일 05-04-04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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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엔 밤이 없다
고생대 캄캄한 고사리숲이 매몰되어
더욱 캄캄한 석탄층이 될 때부터
산들은 빵처럼 부풀어 일어서고
아무도 잠들지 못했다

정선은 막장이다
선비들 유배되어 보퉁이 하나로 돌아들고
누군가 시작한 아라리가 골짝마다 넘쳤으나
막장에 이른 사람들이
끊임없이 더 깊은 막장을 원했으므로
아무도 그 깊이를 모른다

욕망의 끝을 만져보려거든
해발 천이백의 백운산 자락으로 가라
안개속에 앉아있는 마법의 성에 들어
바카라, 블랙잭, 룰렛, 빅휠,
다이사이 테이블에 줄담배로 기대서서
슬롯머신 당기는 손들을 보아라

정선엔 밤이 없다
아우라지 흘러흘러 별들을 씻고
씻긴 별이 너무 밝은지
느린 노래가 너무 슬픈지
이제껏 아무도 잠들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