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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호2001년 [시-이화국]추억 밟기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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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710회 작성일 05-04-04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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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생전 이승에서
꽃밭에 놀던 어버지는
저승에 가서도 담장밖이 궁굼해
그네 타러 나오는 여자들 있는 줄 아셨는지
단오날에 돌아가셔
제사날은 평생 잊지 않아요
그런데 금년에는(98년) 오월에
윤달이 들었는 줄 누가 알았겠어요
새 달력 나오자 음 5월 4일 찾아서
‘父제사’라고 먼저 써놓았는데
뉴스 중에“오늘이 단오날”그러는 거에요
강릉에서 단오제가 어떻구
창포물에 머리 감던 옛날이 어쩌구
깜짝 놀라 달력을 보니
내가 표시해논 날자는 윤 5월 4일
아뿔사! 이를 어쩌나
나는 지금 천안에 내려와 있는데
오늘이 아버지 제사인 걸
이복 동생이 맏이라서 제사를 지내구요
그 색씨 제상 차리느라 해마다 애쓰길래
올케가 고맙고 미안해
제사 참여 거르진 않았는데
정성이 부족하니 호박 떡이 설었구나
좋은 것 다 자셔도 오래 못 산 아버지
원은 없으실 게야
여하튼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