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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호2001년 [시-이화국]추억 밟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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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713회 작성일 05-04-0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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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어렸을 적
아버지 술 드시고 대문을 발로 차며
화국아 부르는 소리엔
간이 뚝 떨어지곤 했지요
내둥 안 아프던 배가 아파
설사를 하곤 했지요
뒤깐 길이 멀다 싶으면
집 뒤 굴뚝 모켕이(모퉁이)에 앉아
일을 보았지요
너만 고추가 달렸어도.
아들이 소원인 엄마 곁에
달랑 나 혼자 발가벗고
엄마 젖 만지며 잠들 때에도
벗은 옷은 큰 옷핀에
다 꽂아놓고 잤지요
술드신 아버지 목소리 나면
오밤중에도 옷 챙겨서
도망 가기 좋으라고 그랬지요
도망 가며 큰 어머니 얼릉 와봐요
옆집에 가 발 구르고
고모 고모 울엄마 맞아죽어요
뒷집에 대고 피나는 애원
동네 골목을 찢었고
외로운 그 목소리 그 슬픔
다 이기지 못해
지금은 슬픈 가락 시를 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