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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호2000년 [시-박명자] 나무같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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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15회 작성일 05-04-04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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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같은 사람


언제나 그의 그늘 가까이 다가서면
나무 냄새가 나를 사로잡는다

나무의 싱그러움과 나무의 침묵이
그의 곁에 반원으로 일렁거린다

아침마다 거울 보듯
나무 같은 사람 마주 보고 싶다

나무가 바다와 손잡고
속옷도 벗고 하늘 위에 출렁거리듯
젊은 그늘 아래 무한히 자유로운 날을 꿈꾼다

지상의 모든 산문들이 캄캄하게 닫힌
적막한 시간에 송두리째 그 사유의 늪에
나를 빠뜨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