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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호2000년 [시-박명자] 잡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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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62회 작성일 05-04-04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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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 초


잡초들은 잠도 안자고
자기 삶의 뜨락을 빠르게 빠르게 넓혀 간다

잡초들은 다만 무소유한 몸짓으로
갑자기 뿌리 내린다.

아무도 몰래 자기만의 궁전을 짓고
사유의 공간에 들어오는 발가락마다
“내것이다”“내것이다”
이름표를 붙인다.

그러나 이 벅찬 힘의 반란을
누구도 거부 할수 없다.

질경이 바랭이 땀 흘리는 이마 위로
또 여름 태양이 지나간다.

그러나 잡초처럼 나도 가벼운 혼으로
열심히 달려 가야지
무한청공 맨발로 말없음표 들고 뛰어야지

날렵한 잎새위에 떨리우는 이슬의 반짝임처럼
짧은 시간의 사랑을 나누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