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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호2001년 [시-김춘만]개두릅나무 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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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574회 작성일 05-04-04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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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가시뿐이던 나무
그래도 봄이면 새 잎을 돋우고
향기를 모으는 것이
누구랄 것도 없이
퉁명스럽던 그대던 걸
손끝이 닿지 않는 끝자락에
몇 개의 순을 내고 아랫도리는
매양 가시로 둘러놓고 있는 것도
언제나 접근할 수 없던 그대던 걸
무엇을 바란다는 것은 이만한 높이인게야
그래서야 가시만 잡을 수 밖에
그렇다고 쉽게 낫질을 할 일은 아니야
한 두 해 볼 사이던가
낮은 가지에서 몇 순 얻고
내년을 약속하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