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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호2000년 [시-김향숙] 화진포 - 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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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596회 작성일 05-04-04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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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진포 - 울음


늪은 깊숙이 흐느껴 울고
강은 제 몸 부딪혀 달려가며 울고
폭풍의 바다 머리풀고 통곡으로 울더니
저물 녘 잔잔한 호수
너도 우는구나.

네 품에 들어선
청 산맥 어깨 두드리며
화진포
너도 함께 우는구나.

먼 하늘 날아 온 철새 떼
고단한 나래 눈물 낯도 씻기더니
고개 숙인 목덜미로 지나 온 솔 숲 바람
갈 숲에 숨겨두고 끌어안고 우는구나.

숨겨 둔 슬픔
남겨 둔 울음 없이 사는 이 얼마나 되랴
사람으로 살아내는 세상 일
밤 내 지켜보다가
별들도 돌아와 그렁그렁 떨구는 눈물

은 비늘 은 비늘 상처의 파편
달빛은 바다보다 호수에 더욱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