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호2001년 [시-김춘만]김칫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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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모르는 일
혼자 익어 가는 일
추운 겨울 한데서 온 몸뚱이 땅속에 묻고
속에는 뜨거운 기운이 넘치네
우리가 가난했거나 조금 살만해질 때도
그 가슴에 절인 소금 맛과
햇볕을 그대로 빨아들인 뜨거움을
나누며 살아가던 일.
비워내면 누군가 채워주고
비우면 다시 채워주던
무한정의 사랑 같은 것
평생의 반은 채우는 일 반은 비우는 일
우리의 생도 저렇게 익어 가는 일.
누구도 모르는 일
아무도 돌보지 않는 빈 집
김치 독 혼자 저렇게 땅속에서
바람이나 채우고 비우는 일
그 속에는 어둠이 거울 같아
그리운 얼굴 받쳐들고
혼자 익어 가는 일.
혼자 익어 가는 일
추운 겨울 한데서 온 몸뚱이 땅속에 묻고
속에는 뜨거운 기운이 넘치네
우리가 가난했거나 조금 살만해질 때도
그 가슴에 절인 소금 맛과
햇볕을 그대로 빨아들인 뜨거움을
나누며 살아가던 일.
비워내면 누군가 채워주고
비우면 다시 채워주던
무한정의 사랑 같은 것
평생의 반은 채우는 일 반은 비우는 일
우리의 생도 저렇게 익어 가는 일.
누구도 모르는 일
아무도 돌보지 않는 빈 집
김치 독 혼자 저렇게 땅속에서
바람이나 채우고 비우는 일
그 속에는 어둠이 거울 같아
그리운 얼굴 받쳐들고
혼자 익어 가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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