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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호2000년 [시-김춘만] 소를 만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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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611회 작성일 05-04-04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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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를 만나는 일


소는 든든한 발굽과 강한 다리뼈로
육중한 자신의 몸을 세운다.
네발이 땅을 딛으면
쩌르릉 진동이 온다.

소의 눈과 뿔과
다리를 생각하면
나는 용기가 났다.

언덕빼기 돌밭을 갈아대던 장한 소
나를 세상 밖으로 밀고 나갔던


소를 만나고 싶다.
다리 부들부들 떨리는
몇 걸음 옮기고 주저앉는
앉은뱅이 소의 힘없는 눈빛이 아니라

뿔을 세우고
네 발로 쿵쿵 땅을 딛던 소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