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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호2000년 [시-김춘만] 사람이 만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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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732회 작성일 05-04-04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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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만나는 일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일이
이토록 힘이 되는지
한 오 십년 서로가 넘겨다보고
삿대질만 하다가
서로 부등켜 안고 만나니까
얼음같이 차거운 가슴들 풀리는구나.

사람이 사람끼리 통하는 이치라는게 있구나.
오늘은
서러운 사람은 울고
기쁜 사람은 웃는다.

사람이 사람끼리 만나는 것을
그렇게 기다리다가
성질 급한 사람들은 가고

혼자 힘으로는
이층에서 일층을 내려오지 못하는
피난민 일세대
마른 풀잎처럼 가벼운 그 사람 가슴에도
아, 오늘은 향기로운 바람이 불고
무슨 색깔의 꽃이면 어떤가
몇 송이 잘 피고있네.

오늘은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날
누가 누구를 만난들 어떤가
그저 아무 소리 말고
산사람들은 울고 웃고 그러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