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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호2001년 [시-김영섭]욥의 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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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787회 작성일 05-04-04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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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이 터널을 낳는다.

길고 긴 아름다운 터널
손자 며느리 넘던 그 길은 흉물
날고 싶어. 날자. 날자. 넘어보자
시린 콧구멍 흰 수염 날리듯 추락하는 거야
벚꽃 잎 흩날리는
오뉴월이 좋아라

태양과 망막사이
감은 눈은 온통 붉다가
보랏빛이다가 점멸하는
팔베개 저린 풀 밭 위의 추락
오늘은 너의 생일이구나

자꾸만 터널이 보이다가
온몸이 동굴인 대지와 나의 더러운 육신은
끝내 산으로 막혀
창자가 꼬인 듯
봄 날은 항문이 가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