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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호2001년 [시-김영섭]청명 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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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785회 작성일 05-04-04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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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달이 끼고 윤사월이 있는 辛巳년
낮아진 봉분을 단장해도 탈이 없는 해란다
5대조, 7대조 흩어졌던 조상이
선영에 돌아와 눕는다.

까마귀 흐느껴 울고 가는 집들은
구름 섶인가, 살 좋은 동산인가
산까지 내려와 물긷는 종중산 골에는
가재가 살고 저녁 닭이 울고 이내 소쩍새 져며왔다

죽으면 모두 동창생이란다.
흙으로 돌아가 쑥대밭을 일구어 잔디를 심는
풀 집에 수입산 석물을 고이면 상서로운가
핸드폰으로 연결 지워진 끈끈한 능선에서
황태 같은 조상의 사지를 어루만지며
흥건한 청포 옷에 눈물 부으며
대답 없는 아픔을 여미며
동창생으로 잔디를 심어 볼 일이다.
살아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