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호2000년 [시-김춘만] 명파리 지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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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파리 지뢰
산나물 뜯던 송이 할머니가
지뢰를 밟았다.
한 오십년 웅크리고 잠들어 있던 그 놈은
적인지 아군인지
산나물 뜯는 순박한 송이네 할머니인지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고
터졌다.
이 천년 봄
진달래는 붉게 산등성이를 덮었는데
송이 할머니는
천덕꾸러기의 오십 년 잠을 깨운 죄로
발목을 잘랐다.
몇 년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고
또 앞으로도 있을 이런 일을 보고
사람들은 그저 끌끌 혀를 찬다.
봄이면 산나물 돋고, 진달래 붉게 피는
우리네 산에
이 단순하고 아둔한 것들과 함께
사람들이 산다.
산나물 뜯던 송이 할머니가
지뢰를 밟았다.
한 오십년 웅크리고 잠들어 있던 그 놈은
적인지 아군인지
산나물 뜯는 순박한 송이네 할머니인지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고
터졌다.
이 천년 봄
진달래는 붉게 산등성이를 덮었는데
송이 할머니는
천덕꾸러기의 오십 년 잠을 깨운 죄로
발목을 잘랐다.
몇 년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고
또 앞으로도 있을 이런 일을 보고
사람들은 그저 끌끌 혀를 찬다.
봄이면 산나물 돋고, 진달래 붉게 피는
우리네 산에
이 단순하고 아둔한 것들과 함께
사람들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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