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호2001년 [시-김영섭]담채 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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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속을 들여다보면
복상나무 꽃 잎
복녀가 버선발로 늘어져
허리 둘림의 피 뭍은
옥양목 솔기 있다.
왜놈한테 붙은 계집의 목조 이층집 뒤란에서
열여섯 초혼을 부르는 소리
나그네는 복녀를 먹고, 복녀는 우물을 마시고…
복상나무를 키우고 복녀를 부르고…
벌레먹은 복숭아가 토악질을 달래고…
둔덕에 바가지 엎어지고
솟대 있던 자리
목마른 풀 허리 아프게 조이며
두 생명을 지운 그 고샅에
담채 우물 있다.
우물을 지키기 위한 여인들의 혜안 속에
복녀의 눈물도
담채 설화도
지금은 없다.
복상나무 꽃 잎
복녀가 버선발로 늘어져
허리 둘림의 피 뭍은
옥양목 솔기 있다.
왜놈한테 붙은 계집의 목조 이층집 뒤란에서
열여섯 초혼을 부르는 소리
나그네는 복녀를 먹고, 복녀는 우물을 마시고…
복상나무를 키우고 복녀를 부르고…
벌레먹은 복숭아가 토악질을 달래고…
둔덕에 바가지 엎어지고
솟대 있던 자리
목마른 풀 허리 아프게 조이며
두 생명을 지운 그 고샅에
담채 우물 있다.
우물을 지키기 위한 여인들의 혜안 속에
복녀의 눈물도
담채 설화도
지금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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