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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호2001년 [시-권정남]매니큐어를 지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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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592회 작성일 05-04-04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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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번쩍거렸던 부분을 지운다.
색색의 에나멜 속에 나를 덧칠하기에
바빴던 날들
허상의 벽 속에 스스로를 가두어 놓고
원래의 내 모습이 아닌
다른 빛깔에 현혹이 되어
앞만 바라보며 달려온 길
휘발성 액체로 겹겹이 내 위선을 지운다
돌아보며, 돌아보며 선명했던
발자국도 지운다
스스로 몽롱해 질 때까지
삶의 모서리에 창백하게 서서
잃어버린 내 모습 찾으려고
색색깔 번쩍거림의 문빗장을 따다가
비로소 숨쉬고있는 손톱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