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호2001년 [시-권정남]문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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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내 앞에는 흑갈색 육중한 문고리가 있습니다.
창호지에 비친 완자무늬가 아름답게 나를 유혹해도
나는 조심스럽게 만지기만 합니다.
때론 방안의 그림자가 나를 설레게 해도
그저 문고리를 달그락거리다가 돌아오곤 합니다
누군가에게 들킬까봐 잡았다가 놓습니다.
그 육중한 문고리가 언제부터인가
내 가슴에 매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추운 겨우 문고리에 손이 쩍쩍 얼어붙는
사연하나 만들고 싶습니다
그 사연이 밤낮 자석이 되어 나를 당긴다 해도
힘들어하지 않을 겁니다
완자무늬 창호지에 매달린 흑갈색 문고리와 그 그림자를
가슴에 달고 있습니다
아마 평생 못 열고 들어갈 문인지 모릅니다
화석처럼 그 앞에 서 있다는 사실만으로
나는 오래오래 행복할 겁니다
창호지에 비친 완자무늬가 아름답게 나를 유혹해도
나는 조심스럽게 만지기만 합니다.
때론 방안의 그림자가 나를 설레게 해도
그저 문고리를 달그락거리다가 돌아오곤 합니다
누군가에게 들킬까봐 잡았다가 놓습니다.
그 육중한 문고리가 언제부터인가
내 가슴에 매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추운 겨우 문고리에 손이 쩍쩍 얼어붙는
사연하나 만들고 싶습니다
그 사연이 밤낮 자석이 되어 나를 당긴다 해도
힘들어하지 않을 겁니다
완자무늬 창호지에 매달린 흑갈색 문고리와 그 그림자를
가슴에 달고 있습니다
아마 평생 못 열고 들어갈 문인지 모릅니다
화석처럼 그 앞에 서 있다는 사실만으로
나는 오래오래 행복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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