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호2001년 [시-권정남]새벽 대문 열면 복이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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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 돌아와 누웠다
여든이 넘은 조모는 오늘도
첫 새벽 대문을 와르르 여신다
그 소리에
앞산이 푸르게 꿈틀거린다
스무 서넛에 혼자된 조모는
집나간 아들 돌아오라고
감나무밑 정한수에 새벽 별 받아 놓고
그 아들 굶지 말라며
솥 언저리 따슨 밥 퍼 놓길 한 평생
떠난 자는 돌아오지 않고
그 어미 머리푼 바람 되어
빈집에 남아있다
세월이 흘러 별빛은 사위어가고
들어온 복보다 나간 복이 더 많은 집
고향에 돌아와 누웠다
홍매화 만개하는 날
난초 이파리마다 물오르는 봄밤
여든이 넘은 병든 조모는 쿨룩거리며 비틀거리며
흰 고무신 끌고
오늘도 첫새벽 대문을 와르르 여신다
복이 들어오라고
복이 들어오라고
여든이 넘은 조모는 오늘도
첫 새벽 대문을 와르르 여신다
그 소리에
앞산이 푸르게 꿈틀거린다
스무 서넛에 혼자된 조모는
집나간 아들 돌아오라고
감나무밑 정한수에 새벽 별 받아 놓고
그 아들 굶지 말라며
솥 언저리 따슨 밥 퍼 놓길 한 평생
떠난 자는 돌아오지 않고
그 어미 머리푼 바람 되어
빈집에 남아있다
세월이 흘러 별빛은 사위어가고
들어온 복보다 나간 복이 더 많은 집
고향에 돌아와 누웠다
홍매화 만개하는 날
난초 이파리마다 물오르는 봄밤
여든이 넘은 병든 조모는 쿨룩거리며 비틀거리며
흰 고무신 끌고
오늘도 첫새벽 대문을 와르르 여신다
복이 들어오라고
복이 들어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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