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호1998년 [시-장승진]타워크레인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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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크레인들이
거목처럼 솟아있는
고층 아파트 건설 현장
한 사내 작은 거미처럼 건물벽에 매달려
누군가와 통화를 한다.
끈 하나에 몸을 매달고
입으로 또 다른 끈 하나를
찾고 있는지 모른다
절망을 독으로 품고
뱀처럼 엎드려 그를 바라보았다
그가 새처럼 날아가 주거나
깃털처럼 떨어져 내리길
기다렸는지 모른다.
언제나 공사중인 이 도시
그러나 수많은 손들이 빵부스러기에 매달려
시들어가고
그도 또한 나도 잊혀진
그날 이후로
점액질 실을 풀어 칭칭 동여매 죽이는
거대한 거미들이 기어 다닌다.
거목처럼 솟아있는
고층 아파트 건설 현장
한 사내 작은 거미처럼 건물벽에 매달려
누군가와 통화를 한다.
끈 하나에 몸을 매달고
입으로 또 다른 끈 하나를
찾고 있는지 모른다
절망을 독으로 품고
뱀처럼 엎드려 그를 바라보았다
그가 새처럼 날아가 주거나
깃털처럼 떨어져 내리길
기다렸는지 모른다.
언제나 공사중인 이 도시
그러나 수많은 손들이 빵부스러기에 매달려
시들어가고
그도 또한 나도 잊혀진
그날 이후로
점액질 실을 풀어 칭칭 동여매 죽이는
거대한 거미들이 기어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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