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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호2000년 [시-김영섭] 窓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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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732회 작성일 05-04-04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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窓邊



새 천년 베이비 붐 같은 지구 최대 축제는 진한 사랑의
환상이었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미루나무
까막까치와 너래바위 너구리 집들은 끄떡없는데 인간들이
지은 물집들은 산산이 부서진다네.
징개미와 기름종개가 있음직한 돌을 뒤치면 물자소 사리
를 틀고 머리를 곧추 들어 기겁하던 실개천에 비닐 타래가
이무기처럼 느물대고 낚싯줄에는 닭 내장이 옥양목 빨래
처럼 끌려나와 태질하다 돌아오는 똘팡위에 이빨 달린 도
사견의 골패들이 흘깃흘깃 복상 뼈에 매달린다네.
새벽 신작로에서 사나흘 발효된 고양이 청솔모 뱀가죽을
헤집으며 개-악 개-악 거리다가 벌건 대낮에는 깊은 산
물가에서 낮잠을 즐기고 새참엔 또 다시 성글은 옥수수 통
을 마구 까발릴 것이야.
멧돼지. 오리. 비둘기. 청솔모까지 극성맞게 가렴주구를
일삼는데 총들은 영치되어 있고 어금니의 정력으로 혈담
의 칼을 세우면서 재화와 용역에는 뒷북치는 무리들 빚더
미에 깔린 선진통일민족국가의 패러다임을 담보할 뿐 허
준은 약초 캐러 雲山에 든 지 오래라 하였네.

* 물자소 : 늪지대나 물 속의 돌 밑에 사는 뱀의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