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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호2001년 [이성선시선]산을 껴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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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945회 작성일 05-04-04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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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서 깨어나 보니 내가
산의 사타구니
가랑이 베고 누웠구나.

아랫도리 단추 모두 풀린 상태로
어젯밤 누구에게 유괴되어
만취로 이 모양이냐.

정신을 차리고 비척비척 일어나니
내 몸 아래 밤내 깔린
쑥대, 곰취, 미나리아재비

아, 나였구나.
산목련 향기에 홀려 마시고 또 마시고
이 골짜기에 와 쓰러져

산 하나 여자로
몰래 껴안고
새벽까지 잔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