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호1998년 [시-장승진]어느 재두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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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살한 실직 가장에게
내 깃털은 잿빛이네
한빛도 검은 빛도 아닌
한 때는 원색을 꿈꾸기도 하였네만
내 삶은 잿빛이네
인생의 길 찾기
깨끗한 하늘 날고 싶은
목 축일 물과 몇 톨의 곡식 얻는 일 빼곤
대부분의 내 노동은 길찾기였네
포악한 바람 등 떠밀 때마다
터뜨릴 분통마저 끝내 삭이며
부박한 현실의 그물을 헐고
슬픔의 등 토닥거리며 왔네
잠시였네
아직 손끝시린 봄 햇살 한 자락
꽃다지 노란꽃 자잘하게 피워내는 일처럼
기적같은 기쁨도 이윽고 풀어지고
그렇다네, 돌아보면
잿빛처럼 가슴아픈 색깔 있을까
강언덕 따쓰한 곳
별을 가득 품은 가슴팍 솜털들이
지나는 바람에 멋모르고 일어서네
한 모금 독약이 남겨놓은 남루(襤褸)
떠나는 영혼만 하늘 닮았네
흩날리는 깃털들
영문을 모른 채 그대 몸은 삭아가네.
내 깃털은 잿빛이네
한빛도 검은 빛도 아닌
한 때는 원색을 꿈꾸기도 하였네만
내 삶은 잿빛이네
인생의 길 찾기
깨끗한 하늘 날고 싶은
목 축일 물과 몇 톨의 곡식 얻는 일 빼곤
대부분의 내 노동은 길찾기였네
포악한 바람 등 떠밀 때마다
터뜨릴 분통마저 끝내 삭이며
부박한 현실의 그물을 헐고
슬픔의 등 토닥거리며 왔네
잠시였네
아직 손끝시린 봄 햇살 한 자락
꽃다지 노란꽃 자잘하게 피워내는 일처럼
기적같은 기쁨도 이윽고 풀어지고
그렇다네, 돌아보면
잿빛처럼 가슴아픈 색깔 있을까
강언덕 따쓰한 곳
별을 가득 품은 가슴팍 솜털들이
지나는 바람에 멋모르고 일어서네
한 모금 독약이 남겨놓은 남루(襤褸)
떠나는 영혼만 하늘 닮았네
흩날리는 깃털들
영문을 모른 채 그대 몸은 삭아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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