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호2000년 [시-권정남] 대포동 그 거리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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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동 그 거리엔 3
진눈깨비 내리는 대포동 그 거리
유행가 가락이 앞질러 골목을 빠져 나오고
동전 통을 손으로 밀며
꾸물럭꾸물럭 기어 나오는 그 사람
불씨 같은 그대 고독이
바늘 끝 인양 내 심장에 찔리고
‘내가 당신께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요?’
끝없이 내리는 진눈깨비에 땅이 젖고
꾸물럭 기어가는 배가 젖고
차거운 냉기가 그의 등줄기를 훑고 지나가면
목포의 눈물 가락이 젖어
물 묻은 동전이
그의 삶처럼 반짝 빛을 내고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소망하나가
소리 없이 눈뜨는 저녁이면
파도로 철썩이는 인파들 그들 발 아래로
파충류처럼 조용히 골목을 스며드는
사람인 듯 벌레인 듯
평생을 엎디어 사는 그 사람
죄 없는 삶들이 낮을수록 아름다워 보이는
대포동 그 거리엔
진눈깨비 내리는 대포동 그 거리
유행가 가락이 앞질러 골목을 빠져 나오고
동전 통을 손으로 밀며
꾸물럭꾸물럭 기어 나오는 그 사람
불씨 같은 그대 고독이
바늘 끝 인양 내 심장에 찔리고
‘내가 당신께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요?’
끝없이 내리는 진눈깨비에 땅이 젖고
꾸물럭 기어가는 배가 젖고
차거운 냉기가 그의 등줄기를 훑고 지나가면
목포의 눈물 가락이 젖어
물 묻은 동전이
그의 삶처럼 반짝 빛을 내고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소망하나가
소리 없이 눈뜨는 저녁이면
파도로 철썩이는 인파들 그들 발 아래로
파충류처럼 조용히 골목을 스며드는
사람인 듯 벌레인 듯
평생을 엎디어 사는 그 사람
죄 없는 삶들이 낮을수록 아름다워 보이는
대포동 그 거리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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