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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호2001년 [31집을 펴내며-강호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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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631회 작성일 05-04-04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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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동인지 <갈뫼>를 창간한지 30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생각해 보면 기적 같은 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기적은 없습니다.
어떤 경우에서든 현재의 상황은 과거와 현재로 이어지는 필연
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필연의 중심에 많은 분들이
기여했습니다. 우리의 미래를 가꿀 줄 아는 많은 분들의 정신적
인 노력과 의지의 소산이 우리가 사는 이 고장에 자랑과 긍지를
심었습니다. 새삼 그 분들과 설악문우회 가족 여러분께 깊이 감
사 드립니다.
창간 당시 동인지 <갈뫼>의 출현은 분명히, 겨우 명맥만 이어가
던 강원문단에 하나의 신선한 충격을 주면서 강원문단을 일으켜
세웠습니다. 이제 그 결실을 우리는 가슴 뿌듯하게 지켜보면서
긍지를 느낍니다.
그 긍지를, 창간부터 지금까지 모든 정력을 다 기울여 동인지
<갈뫼>의 발간과 설악문우회와 강원문단을 이끌어 오신 윤홍렬
회장님께 바칩니다. 그리고 이제 다시 동인지<갈뫼>에 신선한
<갈뫼> 31집을 펴내며
바람을 불어넣으시려고 한 걸음 자리를 비켜서신 깊은 뜻을 우
리 모두 소중하게 받들어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아끼던 이 고장의 아름다운 시인, 이성선 형이 지난 5월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갈뫼> 동인으로서 맨 먼저 중앙문단에 등단했던 고인은 그 동
안 여러 권의 시집을 묶어내며 문명을 높였습니다.
이번 <갈뫼> 31집에 고인의 대표적인 시작 몇 편을 추려 추모
특집으로 꾸몄습니다.
여리고 다치기 쉬웠던 가냘픈 심성으로 항상 천상만을 노래하
던 시인은 혼돈의 현실에 더 이상 설자리를 찾지 못하고 홀연,
우리 곁을 떠나버린 것인지도 모릅니다.
시인의 빈자리가 너무나 크게 느껴집니다.
<2001년 1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