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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호2000년 [초대작가-김경미]산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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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600회 작성일 05-04-05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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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자고 자꾸만 눈 여겨 보는가
수 백년 살았다는 동백나무
저 단아한 풍경
그 옆 대숲 어딘가에서
영혼이 깊은 사람 만날 것 같다
어디서 본 듯하다
오래 앓은 듯한 마른 풀잎
머리 풀고 맨발로 가로질러 밟던 그 길
옛사랑의 어깨 너머로
새는 저리 우는데
차마 널 보내지 못하겠다
몸 구부려 눈시울 적시는 저녁노을
걸어온 길
너무 무겁구나
숲 저 편에 있을 오랜 세월 뒤에
풀 한 포기도 아름다웠다고 말하고 싶어
그렇게 눈 여겨 보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