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호1999년 [시-채재순]폐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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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과꽃은 피어나고
봉숭아 꼬투리 툭툭 터지는데
학교 옆으로 흐르는
개울물 소리가 턱없이 크다
서로 더 차지하려고
다투었던 금이 선명한,
흠집 깊은 책상 위에
먼지 소복하게 쌓이고
여기저기 거미들 일가 이룬 창문,
험상궂은 표정으로 운동장을 내다보고
저희끼리 낄낄거리고 있는
개망초, 개망초들.
봉숭아 꼬투리 툭툭 터지는데
학교 옆으로 흐르는
개울물 소리가 턱없이 크다
서로 더 차지하려고
다투었던 금이 선명한,
흠집 깊은 책상 위에
먼지 소복하게 쌓이고
여기저기 거미들 일가 이룬 창문,
험상궂은 표정으로 운동장을 내다보고
저희끼리 낄낄거리고 있는
개망초, 개망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