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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호1999년 [시-최재순]눈잣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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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675회 작성일 05-04-05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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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의 나무는 우뚝 서지 않는다

대청봉 막바지 능선에
누워서 자라는 눈잣나무
저지대에서는 꼿꼿하게 자라는 수종인데
흙의 난간을 부여잡고
전신을 후려치는 시간과
대결한,
지독하게 아파본 자의 모습
근원의 물길 따라
깊어가고 단단해지는
낮은 포복의 삶,

생의 무게를 지고 비탈길을
오르고 또 오르는 등굽은 저 암자들
그들의 수다로 일시에 환해지는 대청봉
고된 산행 끝에 비로소
마음이 울창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