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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호1999년 [시-장승진]이 월(二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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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827회 작성일 05-04-05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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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 자작나무 끝을 물고
바람이 고양이 소리를 낸다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그렇게
천년의 겨울이 나부껴 가고
둥근 감옥같은 어둠에 갇혀
몇 겹의 벽들 그 두터운 껍질에 대고
누군가 힘차게 발길질을 한다

이 뻐근한 사지(四肢)의 통증

얼음의 골짜기를 돌아 나온
햇살의 이파리들이 떨리면서
가벼운 신음소리를 낸다
한 쪽 눈을 감은 채 엎드려 있는
허리 굽은 나무 곁으로
숨소리같은 바람이 지나갔다

“살아있는 것들은 다 모여라!”

초록 손수건을 앞가슴에 단
씨앗들이 설레이며
세상의 학교로 나갈 준비를 한다.